충북 제천에 위치한 한국폴리텍 다솜고등학교(학교장 권대주)는 다문화 청소년에게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대안학교이다.
이 학교에 특별한 사연을 지닌 필리핀 삼형제가 공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삼형제 이야기이다. 그들은 다솜고 3학년 Plant설비과에 재학 중인 정승환(만18세), 정승욱(만17세)군, 그리고 Computer기계과 신입생 정승진(만15세)군이다.
필리핀 삼형제는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가정문제로 인해 어린 시절을 필리핀에서 보냈다. 2005년부터 필리핀에서 성장한 맏형 승환군은 14살에 다시 한국에 들어와 경남 진주에서 중학교를 다녔고, 일년 후 승욱군과 승진군이 귀국을 했다. 이후 승환군과 승욱군은 다솜고 설비과에 나란히 합격하여 올해 3학년이 되었고 다음 달 용접 국가기술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올 3월에는 동생 승진군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기계과에 입학함으로써 삼형제 모두 다솜고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되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을 모두 필리핀에서 보낸 삼형제는 한국어가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학교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사회적응수업, 전공 수업을 배워가며 각자의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국태생이라 삼형제 모두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졸업과 동시에 빨리 취업을 하여 어려운 가정형편을 꾸려가야 한다. 왜냐하면 어머니도 몇 해 전에 이혼하여 두 살 된 어린 막내동생을 집에서 혼자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형제들의 맏형 정승환군은 “지금 배우는 용접기술을 통해 좋은 기업에 취업하고 싶다”며 “더 나아가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활용하여 다른 국가에서도 취업하여 성공하고 싶다”라고 했다. 세계를 향한 기술 명장으로서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권대주 학교장은 “형제자매가 함께 공부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는데 삼형제, 삼남매, 형제 및 남매 등의 다문화 재학생 사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며 “기계, 설비, 전기 분야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다문화 기술 인재로서의 꿈을 알차게 준비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