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금) 제천명지병원에 보건의료노조 설립 후, 50여일도 지나지 않아 명지병원은 노동조합 가입 인원이 많은 41병동 간호조무사와 병동 지원 인력과 미화직군 인력에게 계약 종료 및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41병동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 미화직군 인력은 용역 전환) 이에 보건의료노조와 제천의 시민단체는 병원의 태도를 지탄하며 집단해고를 철회하라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직원을 대량 해고하겠다는 병원의 입장이 완고한 가운데, 해고를 직면한 당사자 여러분은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병원 정문과 로비에 나와 출근하는 직원 여러분에게 소식지를 배부하며 함께 해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11월 18일(월) 보건의료노조와 명지재단 이왕준 이사장 면담에서 작성된 합의는 (해고사건 당사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한다.) 11월 25일(월)~11월 27일(수) 사측의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완전히 무산되었고 결국, 우리 노동조합은 병원의 약속 불이행에 따라 11/29(금) 간호간병통합병동 폐쇄와 미화직군 용역 전환을 막기 위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했고, <제천명지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폐쇄 반대! 청소 부문 용역화 반대! 노동자 고용 보장 촉구를 위한 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하여 12/13(금) 14시 기준, 3,051명의 시민 여러분께서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제천시민께서 서명에 동참한데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제천에서 명지병원만이 유일하게 운영중인데 이를 폐쇄할 경우, 제천 시민사회에 큰 간병비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엄청난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 도입한 사회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일반병동으로 전환하면 간병비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간병비용이 1일당 2만원이 발생하나, 일반병동으로 전환시 공동간병비는 1일당 6만원으로 간병비 부담이 3배 커집니다. (* 공동간병이 자리가 없거나 1인 간병을 쓰면 13~15만원 정도로 더 오릅니다.)

보건의료노조는 매일 직원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우리의 요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병원을 규탄하며, 직원 여러분께는 우리의 투쟁에 함께해줄 것을 호소하는 선전전을 했고, 12/6(금) 제천명지병원 앞 도로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노조파괴 제천명지병원 규탄!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결의대회>를 했습니다. 12/11(수) 3차 교섭 땐 노사간 교섭 일정이 확인되어 약속이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노동조합에 사전 안내도 없이 교섭 당일, 해당 장소에서 위임장도 가져오지 않은 채 병원장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노동조합이 강력히 항의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위임장을 작성해 가져왔으나 직원을 해고하고 용역 전환하겠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목요일, 12/17(화) 날짜로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2차 면담을 요청했으나 재단은 오늘까지 묵묵부답입니다. 현재 우리 노동조합은 12/12(목) 보건의료노조 김경규 전략조직위원장과 박경섭 제천명지병원지부장 두 사람이 병원 로비에서 5일째 단식 농성 중입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간호간병통합병동이 일반병동으로 전환되어 41병동 인력은 대거 계약 종료 및 해고를, 미화 직군은 용역 전환을 코앞에 두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일터를 잃게 된 노동자 여러분이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게 사생결단을 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지의료재단은 해고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채 강건너 불구경입니다.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가 편안하고, 그래야 제천시민 모두가 건강합니다. 사람의 목숨줄을 가지고 저울질하는 병원에서 우리 노동자는 결단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명지병원과 명지재단은 우리 노동조합의 요구와 면담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여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지금은, 직원의 목숨이 달린 사생결단의 기간입니다. 기자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우리의 면담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명지재단이 제천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 앞에 똑바로 앉아 해결책을 내놓도록 기자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